콜센터 노동60)
콜센터 업종 역시 밀집된 공간에서 같은 장비를 함께 사용하는 등 전염병에 쉽게 노출된다. 코로나19 확산방지대책으로 고용노동부는 콜센터 771개소의 예방 체계 위생 관리 실태를 점검하고 재택근무 정보기술 해결책을 구축하면 비용의 절반을, 50인 미만 사업장엔 예방 물품 구입 비용의 최대 90%까지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그런데 50인 미만 콜센터는 거의 없어 재정 지원의 실효성이 별로 없다. 희망연대노조는 “콜센터 집중근로감독을 실시하고, 콜센터 재정 지원에 ‘50인 미만’ 기준을 없애는 한편 고용 총량 유지와 노동관계법 준수, 원청 사업자 재원부담 조건을 부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콜센터 상담업무 종사 노동자는 40만명 정도다. 콜센터의 설비, 시설, 근무시스템 권한은 원청업체에 있으며 하청업체에는 없다. 현재 콜센터 사무실은 원청이 제공하는 시설에 있거나, 건물임대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는데 사무실 구조 변경, 환기시설 개선, 휴게실 폐쇄 등의 조치는 하청업체가 이행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때문에정부 대책의 이행 주체는 원청이어야 하고, 원청의 이행 여부에 대한 점검·감독이 필요하다.
콜센터 119가 콜센터 노동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200만원 미만의 임금을 받는 노동자는 68.9%이며 96.5%가 최저임금 수준이었다. 하청업체는 낮은 도급단가를 책정하고 높은 콜 실적을 할당하는데, 콜 실적을 달성하지 못하면 성과인센티브나 패널티 규정과 연계되어 휴가사용도 제한된다.61)
콜센터 노동자들은 저임금, 고강도 장시간 노동, 인권침해 등의 열악한 노동 환경에서 일하고 있다.62)
2019년 7월 ‘컨택센터 노동자 권익증진 방안 모색을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A은행 콜센터 상담 노동자의 사례 발표가 있었다. 일부 내용을 소개한다.63)
A은행은 2018년 순이익이 2조2243억 원이었고, 정규직 직원들은 은행권 최고 수준인 평균연봉 1억 원대인데, 비정규직인 우리는 최저임금 수준의 급여를 받고 있다. 비정규직인 우리는 용역업체 간의 과도한 경쟁으로 화장실 가는 시간마저 체크 당하는 등 인권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연봉 1억 원을 받는 정규직들이 파업을 하면, 최저임금을 받는 우리가 고객들의 불만에 사과해야 한다. 폭언과 욕설, 성희롱 등에 노출되어 있는 비정규직 상담원들은 그로 인한 스트레스로 불임 등 각종 여성질환과 심리적 질환에 시달리고 있다. 감정노동자 보호법이 제정됐으나 우리에게 원청이 제공하는 것은 월 1만6,250원의 감정노동 수당뿐이다. 심지어 우리가 일하는 건물에 어린이집이 있지만 정규직만 이용하고 건물 내 노동자 80-90%인 비정규직들은 이용하지 못하고 있다. 법이 있지만 현장에서는 무용지물이다. 용역업체 입장에서는 재계약 시점이 다가오면 콜수, 실적 압박을 가한다. 하청업체로서는 어쩔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육아휴직이나 휴게시간 보장 등 법적인 조항이 있어도 지켜지지 않는다. 강제휴식을 하도록 하고, 관련 기관의 철저한 관리 감독이 필요하다. 또한 실태 파악도 해야 한다. 특히 업체 간 과도한 경쟁을 막는 것이 가장 필요하다.
60)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콜센터 코로나 정부 대책에 대한 입장 및 요구발표: 민주노총 콜센터 노동조합 공동 기자회견, 2020.3.19
61) 실적성과 제도로 인해 휴게시간이 없거나, 당일 실적을 못 채우면 병원에도 갈 수 없다. 62) 사측은 상담사의 모든 업무를 통제하고 평가하여 도급비에 반영하기 때문에 상담원은 아파도 연차, 반차, 조퇴를 내기 어렵다. 밀집 공간에서 휴식시간도 없이 일하여 과로와 스트레스로 면역력이 저하된다.
63) 오마이뉴스, “우리는 콜공장 욕받이, 감정노동자보호법 있으나 마나”, 2019.7.15.
(매주 '서울 정의평화위원회와 세상 - 2020년 자료 2 비대면 경제, 대면 노동' 을 나누어서 올립니다. P 30-3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