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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매일노동뉴스] ‘국가폭력’ 쌍용차 국가 손배소, 노동자 삼킨 트라우마
    • 등록일 2022-09-01
    • 작성자 관리자
    • 조회수 151
  • ‘국가폭력’ 쌍용차 국가 손배소, 노동자 삼킨 트라우마
    정신과 공통 진단 “파업·손배소 상처, 1년 이상 장기치료 필요” … 경찰 인권침해 조사위 권고·청장 사과에도 취하 안 해


    ▲ 금속노조 쌍용차지부와 손잡고 등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30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쌍용차 국가 손배 당사자 트라우마 진단서 제출 및 경찰청 소 취하 요구를 위한 면담요청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정기훈 기자>


    “상기 환자는 상기 병명으로 정신과 약물 및 상담치료 중으로 … 파업 관련 스트레스가 트라우마로 작용하면서 오랜 기간 만성적으로 정신적 고통을 겪어 … 최근 발생한 재판 관련 문제가 겹치면서 정신적 고통이 가중 … 향후 1년 이상의 꾸준한 정신과적 전문치료가 필요….”

    2009년 77일간 노조 옥쇄파업에 참여한 쌍용자동차 한 노동자의 진단서 일부다. 쌍용차 국가 손해배상 청구 피고들은 30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날 대법원에 제출한 노동자 24명의 트라우마 진단서와 2명의 사망진단서 가운데 일부를 공개했다.

    진단서에는 공통적으로 파업 관련 스트레스와 이후 정부의 국가 손해배상 소송 관련 스트레스가 명시됐다. 노동자들은 계속된 트라우마를 잊기 위해 술에 의존하기도 했지만 효과는 없었다. 진단서 곳곳에 “음주로 해소하기 위해 노력했으나 호전은 없었다”고 적혔다.

    대법원 계류 중 노동자 불안감 호소로 심리검사

    이들의 트라우마 진단은 지난 3월 시작했다. 2009년 시작한 국가 손배소가 2016년 대법원에 상고된 뒤 최근까지 다수 노동자가 불안감을 호소하면서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가 트라우마 진단을 위한 심리검사에 돌입했다.

    결과는 참혹했다. 국가 손배소 대상 101명 가운데 쌍용차 소속 67명이 참여한 심리검사에서 21명이 트라우마 장애 진단을, 3명이 혼합형 불안 및 우울장애 진단을 받았다. 모두 1년 이상 장기 치료가 필요하다는 의사 소견이 달렸다. 재판과정이 이들의 트라우마에 영향을 미쳤다는 결과도 나왔다.

    쌍용차 국가 손배소는 손잡고(손배가압류를 잡자!손에손을잡고)가 함께하는 가장 오래된 소송이다. 손잡고 관계자는 “장기간 소송이 노동자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지표가 될 것이기에 손배소 내용과 장기화한 소송이 노동자 개인에게 미치는 악영향을 당사자 스스로 증명하고 기록하기 위해 트라우마 진단에 나섰다”며 “쌍용차 국가 손배소는 국가폭력의 일환으로 제기된 소송이며 국가에 의해 행해진 폭력임을 인정받고도 소 취하가 되지 않아 결과적으로 국가 폭력을 지속하는 수단이 됐다”고 지적했다.

    옥쇄파업 진압, 불법적 공권력 행사 공인

    경찰은 스스로 쌍용차 옥쇄파업 진압이 불법적인 공권력 행사였다고 인정했다. 2018년 8월 경찰청 인권침해사건 진상조사위원회는 쌍용차 파업 강제진압 관련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인권침해 사항 개선을 권고했다. 이듬해 7월 민갑룡 당시 경찰청장은 쌍용차 파업을 비롯한 공권력 남용 피해자에게 사과했다. 지난해 8월에는 국회 본회의에서 쌍용차 국가손배소 취하 촉구를 결의하는 결의안이 통과했다.

    그러나 경찰과 정부는 묵묵부답이다. 이사이 쌍용차 노동자들은 천문학적인 손배소 판결을 받았다. 2009년 8월 소송이 시작한 이후 2심은 11억3천만원 배상을 결정했다. 이후 법정 이자가 가산돼 8월 현재 약 29억2천만원이 손해배상액으로 쌓여 있다.

    갚을 수 없는 돈이나 마찬가지다. 쌍용차 노동자들은 2009년 해고 이후 소송 끝에 복직했지만 월급은 제대로 받지 못했다. 복직 직후 월급 등 가압류가 시작됐기 때문이다. 가압류가 풀린 건 2014년 8월 임금·단체협약이 체결된 이후다.

    이날 소송 당사자인 김정욱씨는 “2009년 쌍용차 사태에 대한 공권력 진압이 국가폭력임을 인정받은 지 벌써 4년이 지나고 있는데 우리 생존이 달린 국가 손배소 취하는 여전히 답보 상태”라며 “경찰청과 법무부는 쌍용차 노동자 고통을 이해한다고 하고 국회도 국가 손배소 취하 결의안을 의결했는데 소 취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4년의 노력과 기다림이 또다시 희망고문으로 남게 될까 두렵고, 13년간 피고가 돼 재판을 받고 있다”며 “생각해 보니 단 한순간도 치유의 시간을 가져 본 적이 없어 2009년 이후 하루하루가 형벌처럼 느껴진다”고 털어놓았다.

    대우조선해양 470억 손배소 제기, 재발 우려

    쌍용차 사건처럼 파업 참여 노동자를 옥죄는 손해배상 소송이 또다시 활개 친다. 홍지욱 금속노조 부위원장은 “대우조선해양 하청노동자의 파업이 끝나자마자 원청은 470억원의 손배소를 제기했다”며 “조금이라도 시간이 지나 현장노동자들의 상처를 치유할 시간조차 주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현재 국회에는 파업 노동자에 대해 국가 또는 사용자가 손배·가압류를 금지하는 이른바 ‘노란봉투법’이 계류 중이다. 이태호 참여연대 정책위원장은 “쌍용차 공권력 남용이 국가폭력이었다는 것은 시민 모두가 증인”이라며 “시민사회와 노동계가 연대해 국가폭력에 대한 소 취하를 적극적으로 요청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날 참가자들은 기자회견 이후 국가손배소 취하를 촉구하기 위해 경찰청장에게 면담을 요청하는 면담요청서를 제출했다.

    기자명 이재 기자   입력 2022.08.31 07:30
  • 링크
    http://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1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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