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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월호 생각의자] 서로서로 돌보는 세상을 꿈꾸며
    • 등록일 2020-11-25
    • 작성자 관리자
    • 조회수 93


  • 서로서로 돌보는 세상을 꿈꾸며

     

    #1 태안화력 청년


    살기 위해 일하는 사람들의 노동 현장은 죽음의 자리였다.
    2018년 12월, 태안화력발전소의 꿈 많은 청년(소년에 가까운)이 너무도 참혹한 죽음을 맞았다. 소박하고 성실하게 살아가는 이 시대의 청년들은 이렇게 날마다 ‘삶을 살아내는 성실한 현장’에서 참혹하고 무참하게 살해되고 있다.

     

    #2 이천물류센터 화재


    2020년 4월 코로나-19로 외출을 자제하고 있던 어느 날에 터진 참혹한 일상(!)
    그렇다. 이것이 한국사회의 일상이 되어버렸다. 안전하지 않은 일터에서 불안정한 고용 상태의 일용직, 비정규직, 파견직 노동자들의 죽음이 매일의 뉴스로 보도되는 일상에 우리 감각도 무디어진다. 그게 슬프다. 화재로 타버린 물류센터를 가서 보니 그 안에서 죽어간 노동자들의 참혹함이 상상됐다. 끔찍하지 아니한가! 끔찍해도 ‘상상하라’ 그리고 ‘연민을 되살려라!’

     

     


    뉴스를 통해 희생된 노동자들의 사연들이 연이어 보도되었다. 그분들 한 분 한 분이 개인 역사와 삶의 신비를 간직한 존엄한 생명이었고 인간이었다. 이토록 불의한 사회에서, 그래도 성실하게 자신의 생명과 가족을 책임지려는 고결하고도 숭고한 삶을 살아내는 ‘평범한’ 분들이었다. 잠깐씩 보도되는 사연으로는 부족하다. 개별 생명의 역사와 존재의 신비는 단편적인 사연 소개로 끝낼 수 있는 가벼움이 결코 아니기 때문이다.

     

    사람의 생명은 하느님에게서 왔고 그 원천인 하느님의 존엄함과 신비를 담고 있다. (그것을 믿고 있습니까?) 그 신비에 대한 경외감도 ‘맘몬*(mammon)’을 섬기는 탐욕적인 우리에겐 사라진 지 오래다. 하느님 생명의 신비를 담고 있는 한 생명을 휴지 조각처럼 사용하는 불의한 구조를 묵인함으로써 더욱 견고하게 만들어 효율적으로 생명을 쥐어짜는 억압의 컨베이어 벨트를 함께 돌리고 있다. (침묵하는 우리도 공범이다!)

     

    어렸을 때 읽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는 우화가 날마다 떠오르는 시절이다. 노동 현장의 끊임없는 참혹한 사고와 무자비한 해고 행렬을 보노라면 의문이 생기지 않을 수 없다. 자본가들이 자기들의 욕망을 좀 조절하여 서민들이 안정되게 살 수 있게 하지 못할까. 이런 식으로 노동자들을 아낌없이(!) 해고하고 점점 더 많은 이들이 극빈한 삶으로 내몰릴 때, 과연 그들의 금고를 채워줄 ‘소비자’들의 소비행위는 지속 가능한가? 이 사회가 지속 가능한가? 그러나 그들은 자신의 금고에 돈이 쌓일수록 탐욕적으로 되어가고 그 탐욕은 오로지 돈을 더 많이, 더 많이 쌓아두는 쾌락에 중독되고 있다. 자연과 생명(모든 종)은 물론이고 사람마저도 돈으로만 보이는, 아니 돈으로 바뀌길 욕망하는 미다스(Midas) 신화를 눈으로 보고 있다. 과연 그들에게는 모든 것을 ‘황금으로 바꾸어내는’ 흑색 기술이 나날이 진화하고 있다. 그것은 바로 모든 생명에 대한 오만하고도 야만적인 갈취의 기술이다.


     


    모든 노동자는 (자본가들에게) 황금알을 낳는 거위이다. 그렇다면 잘 보살피고 좋은 것을 먹여 지속해서 양질의 황금알을 낳게 하는 것이 지혜가 아닌가. 거위를 다 죽이고 나면 어디서 그들의 욕망의 금고를 채워줄 황금을 얻을 것인가. 그러나 보다 더 큰 의미로서 하느님 나라의 운영 원리인 ‘서로서로 돌보는’ 관계성이 회복되어야 한다. 자연과 동물, 그리고 인간을 창조 질서에 입각한 관계로 회복해야 한다. ‘공존’과 ‘존중’의 가치에 맞는 상호의존적인 관계성을 회복하는 ‘우리-교회’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거위가 ‘황금알을 낳고 있기 때문’이 아니라 그냥 ‘거위’이므로, 존엄한 생명이므로, 돌보며 ‘함께 살아가는’ 그런 세상 말이다.

     

    ‘사람’을 ‘살리는’ 교회, 생명을 살리는 신앙인의 삶이 우리 세상을 꽉 채우면 좋겠다.

     

     

    조진선 예수의 소피아 수녀

    성가소비녀회


     

    * 맘몬(mammon) : 부, 재물, 소유라는 뜻으로, 하느님과 대적하는 우상 가운데 하나를 이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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