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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월호 노동을 읽는 눈] 매일 7명, 집으로 돌아오지 못하는 산재사망 노동자 추모하기
    • 등록일 2020-11-11
    • 작성자 관리자
    • 조회수 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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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일 7명, 집으로 돌아오지 못하는 산재사망 노동자 추모하기

     

    2019년 11월 21일 경향신문 1면은 1,355명의 이름으로 가득 찼습니다. 일하다 사고로 사망한 노동자들의 이름이었습니다. 대한민국은 매년 2,400명의 사람이 일하다 사망합니다. 매일 7명의 노동자가 떨어지고, 끼이고, 깔리고, 직업병에 걸려 세상을 떠납니다. 대한민국은 K-방역을 자랑하지만, OECD에서 1, 2위를 다투는 최악의 산재사망 ‘유발’국가입니다. 경향신문 1면에 빼곡히 실린 이름들을 보며, 우리가 매일 7명의 노동자를 어떻게 기억하고 추모하고 있는지, 또한 7명의 죽음의 행렬을 무엇을 통해 멈출 수 있을지 되묻고자 합니다.

     

    매일 7명이라는 익숙한 반복에서 깨어나기 위해

     

    노동건강연대 활동가들 텔레그램 방에는 매일 노동자 사망 소식이 올라옵니다. “○○경찰서” 혹은 “○○소방서에 따르면”으로 시작되는 기사들은 10줄 내외로 다시는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노동자의 이야기를 건조하게 전달합니다. 이런 기사조차 없는 사고들도 절반이 넘습니다. 오랜 기간 조선소의 산업재해를 취재한 어떤 기자는 사람들이 산업재해에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고 하소연합니다. 아마도 큰 조선소에 매해 두 자릿수의 사망자가 나오지만, 매번 장소와 시간만 달라지고 죽음의 양상이 똑같아, 다른 기사임을 알기 어렵기 때문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조선소뿐만이 아닙니다. 매일 비슷한 죽음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익숙함은 이 반복되는 죽음을 무감각하게 만듭니다. “강릉서 20대 채석장 컨베이어벨트에 팔 끼어 사망”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본 순간, 2년 전을 떠올렸습니다. “컨베이어벨트에 낀 하청노동자, 5시간 넘게 아무도 몰랐다”라는 제목의 기사였습니다. 위 기사의 제목은 많은 분이 기억하고 있는 태안화력에서 사망한 故 김용균 노동자 사망 기사 제목입니다. 김용균 노동자가 사망한 지 2년이 다 되어 가지만 비슷한 죽음이 장소와 기업만 바뀌어 계속되고 있습니다. 바뀌지 않는다면 우리는 곧 또 다른 비슷한 죽음에 직면할 것입니다.

     

    매해 2,400명의 죽음이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하거나 무감각하게 다가오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초기 확진자 한 명 한 명이 회자되었지만 확진자가 2만 명이 넘어가는 지금 그저 하루에 ○○명으로 다가오듯 말입니다. 우리는 익숙한 반복에서 무엇인가 해야 합니다.

     

    출처 : 민중의 소리

     

    죽은 자를 뒤쫓는다는 것의 의미

     

    85명, 70명, 71명. 2020년 8월, 9월, 10월 노동건강연대가 찾아 기록한 노동자 죽음의 숫자입니다. 반복되는 산재사망이 만들어낸 ‘무감각’을 깨고, 한 명이라도 많은 노동자가 우리에게 기억되게 하고자 하는 소망으로 적어낸 숫자입니다. 누군가는 이야기합니다. 활자 속 죽은 노동자의 뒤꽁무니를 쫓아서 무슨 소용이 있느냐고 말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기억한다는 것 그리고 추모한다는 것이 얼마나 큰 노력이 필요하고, 그것 자체가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음을 알고 있습니다.

     

    세월호를 ‘기억’한다는 것이 기억 그 자체를 넘어 건강하고 안전한 사회를 바라는 시민의 소망이 담겨있음을 우리는 기억합니다. 또한 추모한다는 것이 사회의 어떤 방향을 제시하고 새로운 변화와 어떤 관계를 맺는지, 한 정치인과 기업인의 죽음을 통해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2,400, 85, 70, 71을 기억하고 추모하는 것은 바로 숫자 너머의 노동자 이야기와 삶을 전하고, 우리가 바꾸고자 하는 바와 멈춰야 하는 것의 의미를 담는 것입니다.

     

    출처 :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운동본부

     

    2020년 우리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으로 추모하겠습니다

     

    올해 11월 13일은 전태일의 50주기입니다. 12월 11일은 김용균의 2주기이기도 합니다. 우리가 기억하고 추모하고자 하는 것은 그들을 50년, 2년 전 평화시장과 태안화력에 머물게 하고 기념비를 세우는 것이 아닐 것입니다. 그들을 지금 우리 곁으로 불러와 우리 시대에 바꿔야 하는 것을 찾아내고 바꾸는 일입니다.

     

    2020년, 매일 7명이 일하다 사망하는 사회를 변화시키기 위해 전태일과 김용균을 불러내어 기억하고자 합니다. 그 방법으로 10만 시민이 동의해 국회에 넘긴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택하고자 합니다. 노동자 사망을 반복적으로 유발하는 기업, 사회적 참사를 일으킨 기업과 기업주에게 책임을 묻겠습니다. 집으로 돌아가지 못했던 7명의 노동자가, 대중교통과 공용시설을 이용하는 시민이, 안전하고 건강하게 집에 돌아갔으면 합니다.

     

    지난 9월, 10만 명의 시민과 노동자가 ‘국민동의청원’을 통해 그 행렬에 동참했습니다. 국회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민주당이 당초 약속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에 나서야 합니다. 그것이 기억과 추모와 함께 현재를 살고 새 삶을 살아가는 모두를 위한 것입니다.

     

    노동건강연대 활동가 정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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