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 종단 종교인 성명서>
“대통령 거부권을 거부한다”
윤석열 대통령은 노조법 2,3조 개정을 즉시 공포하십시오.
드디어 노조법 2,3조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습니다. 지속적으로 법 개정을 요구해 온 우리 종교인들은 많이 늦었지만 이제라도 노조법 2,3조가 개정되어 모든 노동자들이 기본적인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초석이 마련된 것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그러나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우리 종교인들은 윤석열 대통령에게 요구합니다. 노조법 2,3조 개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하는 어리석은 선택을 하지 마십시오. 만약 거부권을 행사한다면 이는 노조법 2,3조 개정안에 대한 거부가 아니라 민주주의에 대한 거부이며, 대한민국의 대통령이기를 스스로 거부하는 일이 될 것입니다. 대통령이 해야 할 일은 거부권 행사가 아니라 즉시 공포와 더불어 이 법이 노동현장에서 한 치의 어그러짐도 없이 엄격하게 적용될 수 있도록 필요한 조치를 강구하는 일입니다.
“이대로 살 순 없지 않습니까?”하는 노동자들의 절규에 이제는 정부가 답해야 합니다. 변화된 시대를 쫓아가지 못하는 낡은 법 때문에 우리의 이웃들이 쓰러져 가는 불의한 현실을 더 이상 외면해서는 안 됩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노조법 2,3조의 개정을 즉시 공포하고 이 법이 노동현장에서 제대로 적용될 수 있도록 모든 조치를 강구하기 바랍니다.
우리 종교인들은 오늘부터 노조법 2,3조 개정이 완료되는 그날까지 이 자리에서 금식하며 기도하고자 합니다. 기울어진 노동현장에서 안타깝게 목숨을 잃거나 쫓겨난 수많은 노동자들을 기억하며 곡기를 끊고 노조법 2,3조의 즉시 개정을 위해 두 손 모아 기도할 것입니다. 우리의 간절한 기도가 이 땅 가운데 속히 이루어지기를 기원합니다.
2023년 11월 13일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 지몽 스님
천주교 서울대교구 노동사목위원회 위원장 김시몬 신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 원용철 목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