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전환과 플랫폼 경제의 확산으로 일자리가 급격하게 달라졌습니다. 국제노동기구(ILO)에서는 2019년 [ILO 100주년 선언]을 통해 ‘세계의 노동은 기술혁신 등으로 인한 거대한 전환을 겪고 있다’라고 파악하고 있습니다.
‘발전’을 앞세운 산업의 대전환은 노동 약자의 권리를 고려하지 않습니다. 노동자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법인 근로기준법조차 적용받지 못하는 노동자가 대략 500~800만 명 이상 존재합니다.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 특수고용 노동자, 플랫폼 노동자, 프리랜서 등으로 불리며 일하지만, 합법적 보장에서도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루속히 입법과 제도 개선으로 노동 약자가 더는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차별받지 않도록 법적·사회적 안전망이 마련되어야 할 것입니다.
노동 약자의 노동권을 보장하고, 법과 제도에서 배제된 노동자를 보호해야 한다는 논의가 한층 뜨겁게 논의되고 있습니다. 새로이 ‘일하는 사람 권리 기본법’을 제정하자는 주장도 있고, 기존법을 개정하여 ‘근로기준법’에서 조차 차별받는 현실부터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이러한 논의가 논쟁에 머물지 않고 취약계층 노동자에게 실제로 체감할 수 있는 정책으로 나오길 바랍니다.
그리고 일하는 모든 이들의 노동권 실현이 중요한 만큼 노동자 당사자의 인식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미조직·불안정·저임금 등 불의한 노동조건에 의문을 제기하고 부당함을 개선하고자 스스로 변화의 주체가 되어 자신의 일터를 바꾸어 내는 이들이 있습니다.
가톨릭교회는 노동자를 수동적인 보호 대상이 아닌 자신의 권리를 찾고 공동선을 실천하는 주체라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자신이 처한 현실을 올바로 바라보고 부당한 구조를 개선하려는 노력은 자신을 가치 있게 하고 인격적으로 성장해 가는 과정일 것입니다. 세상 속에 파견되어 복음을 선포하는 하느님의 협력자로 합당한 모습입니다.
사회 구성원 모두가 인간다운 삶을 차별 없이 추구할 수 있도록 급속히 변화하는 사회 속에 모든 일하는 이들이 최소한의 권리와 존중 속에서 일할 수 있는 새로운 제도적 기반이 마련될 수 있어야 합니다.
노동 약자를 보호하는 것은 단순히 시혜적인 복지의 문제가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 구성원으로 하나 되기 위한 꼭 필요한 과제입니다. 동시에 노동자 스스로가 부당한 구조에 의문을 제기하며 일터를 바꾸어 나가는 능동적 주체로 설 때, 비로소 참된 노동의 가치가 실현되는 것입니다.
산업 대전환이 누군가의 위기가 아니라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가 누릴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는 기회로 삼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일하는 모든 이가 차별 없이 존중받는 인간다운 사회'로 나아갈 수 있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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