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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희망을 찾고 미래를 설계하는 공간 “알록달록 공방”

노동사목위원회


함께 희망을 찾고 미래를 설계하는 공간
“알록달록 공방”

 

매주 금요일이면 다양한 국적의 이주여성들이 보문동 노동사목회관 2층에 마련된 ‘알록달록 공방’으로 모여 그들의 국적만큼이나 다양한 작품을 만들어 낸다. 알록달록 공방은 2017년부터 시작되어 올해로 다섯 해가 되었는데, 괄목할 만큼은 아니더라도 해를 거듭할수록 조금씩 그들만의 키자람을 해왔다. 처음에는 재봉틀을 사용해 본 경험도 없어서 재봉틀 앞에서 어찌할 바를 몰라 당황했고 봉제선도 삐뚤빼뚤 서툴렀는데, 이제는 상품화하기에도 손색없는 에코백, 파우치, 앞치마, 식탁보 등 다양한 제품을 만들고, 그들만의 특색을 제품 디자인에 녹여내기도 한다.

2017년 서울시 주민참여예산사업 공모로 처음 공방이 문을 열었을 때는 이주여성들의 자아효능감 향상과 가정·지역사회와 조화로운 적응이 목표였다. 국제결혼은 2000년대 초반 급증하면서 이제 스무 해를 훌쩍 넘겼으나 결혼이주여성에 대한 인식은 여전히 그 시기에 박제된 것 같다. ‘한국 여성과 결혼하기 어려운 조건을 가지고 있는 결혼 적령기를 훌쩍 넘긴 한국 남성이 상업적 방식을 통해 아시아 저개발국가의 여성을 아내로 맞이하고, 그 여성들 또한 경제적 빈곤에서 벗어나고 원 가족을 돕고자 하는 이유로 한국 남성과 사랑 없는 결혼하게 되었다’는 인식.

 

결혼이주여성들에 대한 이러한 뿌리 깊은 부정적 이미지로 그들은 상대적으로 낮은 자존감을 가질 수밖에 없었고 매사에 위축되기 일쑤였다. 공방을 찾은 여성들에게 기술교육을 통해 자존감을 회복하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고자 했으며 그들이 수업 때마다 만든 작품들은 자연스럽게 가족 내에서 대화의 주제가 되었고, 마을 축제 등에 작품들을 선보임으로써 지역사회 주민들과 초보적인 소통을 시작하였다. 이듬해부터는 단순한 기능 습득을 넘어서, 습득한 기능으로 취업 등의 경제적 자립을 조심스럽게 시도하였다. 매년 진행되는 구청 공모사업을 통해 강사비, 재료구입비 등 공방 운영의 재원이 마련되는데,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중간중간 취업을 시도하기도 하고 프리마켓, 바자회를 통한 물품 판매 등을 진행하기도 하였다.

결혼이주여성들의 경제적 자립은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결혼이주여성들의 가정, 즉 다문화 가정은 자동으로 사회적 취약계층으로 분류될 만큼 그들의 많은 수가 경제적으로 취약하다. 따라서 남편의 경제활동만으로는 어려운 것이 사실이고, 또한 대다수 결혼이주여성은 본국의 원 가족을 경제적으로 지원하고자 하는 욕구 또한 절실하다. 어찌 보면 이들의 경제적 자립은 안정적인 가족통합과 사회통합의 핵심과제라 할 수 있다.

 

지난 4년 동안 알록달록 공방을 통해 이들의 경제적 자립을 위한 노력을 보면서 느낀 것은, 공방을 이용하는 여성들을 생애주기로 본다면 대부분 자녀 양육기에 있기 때문에 일반 봉제 공장으로의 취업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것이다. 근로시간도 길고 너무 늦은 시간에 퇴근하게 되어 일과 육아를 병행하기에는 상당한 어려움이 있다. 따라서 공방을 통해 봉제 기술을 습득하고 취업을 하더라도 중도에 포기할 수밖에 없는 경우가 많았다. 2020년 11월부터 노동사목회관 1층에 알록달록 공방 전시실을 마련하여 전시와 판매를 하면서 아직은 초보적 구상 단계지만 사회적 기업으로 나가는 길을 모색하고 있다. 결혼이주여성들이 처한 상황 속에서 경제적 자립이라는 욕구를 충족하며 그들만의 특성과 강점을 최대한 살려 나가는 콘텐츠로 이루어진 공동일터로서의 알록달록 공방을 꾸며나가자는 취지이다. 사회적 기업이라는 특성 자체가 공동의 목표하에 함께 운용해나가야 하는 것이라서 많은 합의을 끊임없이 도출해야 하는 지난한 과정이겠지만, 알록달록 공방에서 이주여성들이 함께 희망을 찾고 미래를 설계해나가기를 희망해본다.

김수정 루치아 | 천주교 서울대교구 이주사목위원회 상담실 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