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양보호사 이야기
저는 노인 요양 보호시설에서 일하고 있는 9년 차 요양보호사 김 데레사입니다. ‘요양보호사 교육을 받자’라는 지인의 말은 처음엔 너무도 생소하고 낯설게 들렸지만, 교육을 받고 현장 실습도 나가고 1기로 1급 자격증을 취득했습니다. 몇 년 동안을 무관심하게 지내다, 어느 날 일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구인광고를 보고 집 근처 시설에 이력서를 내고 일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마음 한편으로는 너무 두려웠어요. ‘과연 내가 일을 할 수 있을까?’ 자신이 조금 없었습니다. 출근하고 보니 역시나 쉬운 일은 아니었어요. 사실 많이 놀라기도 했고요. 시설에 계신 어르신들을 뵈니, 나의 앞날을 보는 것 같아서 많이 우울하기까지 했어요. 일을 할까 말까 하루에 열 번도 더 생각했습니다. ‘이렇게 금방 포기할 거라면 시작도 안 했지!’ 스스로 위로와 용기를 주기도 하면서 지낸 시간이 어느덧 이렇게 많이 흘렀습니다.
주간근무(9시~18시) 이틀, 야간근무(18시~익일 9시) 이틀, 비번 – 일명, ‘주주-야야-비비’의 근무 형태로 일하고 있습니다. 노인 요양 보호시설은 어르신들이 생활하시는 공간이기에 저희는 어르신들 때문에 울고 웃고 합니다. 어르신들이 식사를 드셔 놓고는, 안 드셨다며 밥을 달라고 하시는 건 일상입니다. 집에 가신다고 보따리를 싸시는 것도 역시 늘 있는 일입니다. 점심시간은 휴게시간이라고는 하나 교대로 식사를 하고 항상 어르신들을 돌봐야 하므로 맘 편하게 쉬기는 어렵습니다. 커피 한 잔 마시는 동안에도 몇 번이나 왔다 갔다 해야 하는 것이 요양보호사들의 점심 휴게시간입니다. 더욱이 야간에는 혼자서 많은 어르신을 돌봐야 하고 수면시간(4시간)이 있지만. 따로 휴게실이 없다 보니 어르신들과 같은 방에서 있어야 해서, 작은 소리에도 항상 귀가 열려 있고 혹시 어르신들이 침상에서 내려오시다 낙상할 위험은 없는지 살피느라 늘 가수면 상태입니다. 수면시간이 사실 무의미하죠. 그래도 어르신들과 울며 웃으며 지내다 보니 벌써 9년이란 시간이 지나고 있습니다.

<출처 : 보건복지부>
저희한테 제일 힘든 일은 어르신들 목욕입니다. 어르신마다 목욕은 일주일에 한 번이지만, 저희는 구역마다 해야 하니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는 매일 목욕 업무가 들어있습니다. 적게는 열 명에서 많게는 열여섯 명까지 목욕해야 하는데 침상에서 어르신들을 내리고 올리는 일이 그리 쉬운 일이 아닙니다. 시설에서 일하는 요양보호사들은 어깨, 손목, 허리 등에 통증을 항상 달고 지내며, 정형외과로 한의원으로 다니면서 물리치료도 받고 침도 맞아가며 또 일합니다. 대부분 어르신은 편마비로 몸이 경직돼 있다 보니 옷을 벗기고 입히는 일이 만만치 않습니다. 어르신들 역시 목욕하는 것을 귀찮아하시고 움직이는 것조차 아파서 옷 벗고 입는 것을 아주 힘들어하십니다.

<출처 : 노동사목위원회 웹툰'숨은 노동 찾기' 5화>
어느 날 전국 요양 서비스노동조합이 있다는 소리에 암암리에 많이들 노동조합에 가입해서 저희 시설에도 분회가 결성되었습니다. 교섭도 시작되었고요. 모두가 좋아했습니다. 하지만 사측과의 교섭은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교섭은 매번 무산되기 일쑤였고, 지방 노동위원회를 수없이 가야 하고, 조합원들이 지칠 때도 있었습니다. 무더운 삼복더위에도 눈보라 치는 겨울에도 투쟁해야 하고, 주민들의 욕설을 들을 때, 현수막을 뜯어내는 주민들을 볼 때는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은 적도 많았습니다. 그래도 노동조합 활동이 많은 성과를 내기도 했습니다.
빠른 속도로 고령화가 되어 가는 우리나라, 고령 인구 비율이 16.4%인 지금, 자식들도 그 누구도 못 하는 일을, 당당하게 교육을 받고 시험을 보고 국가자격증을 취득하여 어르신들을 책임지고 돌보는 우리는 지금 이 시대의 필수노동자입니다. 어르신들의 노후가 행복한 존엄 케어가 되려면 개인이 아닌, 나라에서 책임지는 직접 고용을 꼭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출처 : 보건복지부>
김 데레사 요양보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