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현장에 대해, 신부님 거기 왜 가세요?”
(간추린사회교리 185-188항)(188항)
이주형 세례자요한 신부 / 노동사목위원장
사회적 아픔이 분출되는 현장!
하늘마음 친구들 안녕하세요? 오늘은 사회교리에서도 가난한 이들에 대한 우선적 선택(The preferential option for the poor)이라는 주제와 함께 현장에 대해 알아보도록 해요. 친구들은 현장하면 뭐가 생각나세요? 현장이란 ‘어떤 일이나 사건이 실제로 일어나고 있거나 일어난 곳’을 뜻합니다. 체험 삶의 현장이라고 하듯, 그 현장에는 사람이 있고, 직접적인 체험과 사건이 존재하기 마련이죠. 그런데 현장이란 특정한 사회 갈등이 발생하는 장소를 뜻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피켓을 들고 거리로 나오기도 하고, 농성이나 데모, 1인 시위부터 대규모 집회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지금은 코로나 사태로 모든 집회나 시위들이 불가능하지만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서울 도심에는 많은 집회와 시위가 있었어요. 개인이 겪은 억울하고 부당한 일을 알리고자하는 현장부터 노동쟁의와 정치적 성향을 드러내기 위한 집회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현장이 있습니다.
신부님 거기 왜 가세요?
예를 들어, 고용이나 노동문제 관련해서, 부당해고, 직장 내 폭력이나 갑질, 인격모독, 부당한 행위들이나 심지어 일하다 누가 사망했다거나 등등 어려운 일이 일어나면 당사자들이 억울함을 토로하기 위해 길거리로 나와 농성이나 시위가 벌이기도 해요. 그럴 때 많은 시민단체나 종교기관이 가곤합니다. 저도 노동사목을 하다 보니 종종 가곤해요. 그리고 아주 예외적이지만 그런 현장이나 길거리에서 미사를 드리기도 해요. 그런데 어떤 분들은 “신부님 거기 왜 가세요?”하고 묻기도 합니다. 일단 그 이유는 종교의 역할이 생명과 인권을 소중히 하고 억울한 이들의 아픔을 들어주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마치 응급처치가 필요한 이들을 위해 앰뷸런스가 달려가는 것처럼 말이죠. 1차적으로 사안에 대한 정확한 식별도 중요하지만 적지 않은 경우 정말 억울해서, 목숨을 걸고 시위나 쟁의에 뛰어드는 경우가 많거든요.
또 실제로 가보면 현장의 분위기는 매우 극단적이거나 갈등이 첨예한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일단 당사자자들을 만나 상황을 진정시키고 직접 만나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가난한 이들에 대한 우선적 선택”(간추린사회교리 182, 208항)
물론 복잡한 사회문제, 그중에서도 경제나 고용, 일자리 문제를 종교가 다 해결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워요. 그러나 사회구성원들에게 행복한 사회는 약자의 처지에 귀를 기울이고, 부당한 일들이 정의롭게 해결되어야 함을 이야기하는 것은 분명 종교의 역할입니다. 예수님께서도 가난한 이들, 슬픔에 빠진 이들, 위로가 필요한 이들에게 달려가셨죠! 그리고 가톨릭 사회교리도 이웃사랑과 함께 그 이웃 중에서도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에 대한 관심과 사랑을 강조합니다. (간추린 사회교리 182항)
사랑하는 하늘마음 친구들, 우리 주변에는 도움과 위로를 필요로 하는 많은 이웃들이 있어요. 그리고 현장이란 시위나 농성이 벌어지는 곳이기도 하지만, 도움이 필요한 우리 친구들이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하늘마음 친구들이, 예수님의 사랑과 자비를 잘 전하길 기원합니다!
“가난한 이들을 돕는 것은 반드시 필요하고 좋은 일이지만 그것으로 충분하지는 않습니다. 저는 여러분이 인간증진이라는 분야에서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 주도록 격려합니다.” <교황 프란치스코. 2014년 8월 16일 충북 음성 꽃동네 평신도들과의 만남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