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산재사고 사망 971명…‘2022년까지 절반 감축’ 빨간불
고용부 ‘2018 산재현황’ 발표…1년 전보다 7명 늘어
건설업 사고 사망자 485명…전체 절반 가량 차지
“산재보험 적용 대상자 확대 영향” 해명
사망만인율은 0.01퍼미리어드 감소
지난해 일터에서 일하다 사고로 숨져 산재로 인정받은 노동자는 971명으로, 1년 전에 비해 7명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산재보험 적용 대상을 확대한 영향이라곤 하나, 2022년까지 산재사고 사망율을 절반으로 낮추겠다는 정부의 목표 달성엔 ‘빨간불’이 켜졌다.
박영만 고용노동부 산재예방보상정책국장은 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어 ‘2018년 산업재해 현황’을 발표했다. 내용을 보면, 지난해 산업재해로 숨진 노동자는 971명으로 2017년 964명에서 7명이 늘었다. 건설업 사망자(485명)가 절반가량을 차지했다. 제조업(217명)과 서비스업(154명)이 뒤를 이었다. 사고 유형별로는 추락사망자가 39%(376명)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특히, 건설업에선 산재 사망자 가운데 60%(290명)가 일하던 중 발판이 무너지는 등의 이유로 떨어져 숨진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산재사망 노동자 추모의 날인 28일 오전 경기도 남양주 마석 모란공원에서 열린 청년노동자 고 김용균 동지 묘비 및 추모조형물 제막식에서 김용균씨 어머니 김미숙씨가 아들이 살아생전 태안화력발전소 안에서 자전거 타던 모습을 형상화한 추모조형물을 어루만지고 있다. 남양주/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일과 관련한 질병에 걸려 숨진 것으로 인정받은 노동자는 1년 전(993명)보다 178명이나 늘어난 1171명에 달했다. 다만 노동자 1만명당 산재사고로 숨진 노동자 비율을 뜻하는 사고사망 만인율은 2017년 0.52퍼미리어드에서 지난해 0.51퍼미리어드로 조금 줄었다. 숨진 노동자가 7명 증가한 반면, 산재보험 대상이 되는 노동자수가 1년새 51만3296명 늘었기 때문이다.
일터에서 일하다 다친 재해자는 1년새 1만2457명이 늘어난 10만2305명으로, 재해율도 0.48%에서 0.54%로 0.06% 포인트 올랐다. 사고를 당한 노동자가 9만832명, 질병 재해자는 1만1473명이었다. 재해자수가 늘어난 배경엔 정부가 업무상 질병 관련 산재 인정이 상대적으로 쉬운 ‘추정의 원칙’을 도입하고 사업주가 산재 경위를 확인해야 하는 ‘사업주 확인제도’를 폐지하는 등 제도 변화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고용부는 산재사고 사망자 수가 늘어난 이유에 대해 지난해 7월 공사액이 2000만원 미만인 영세 건설사업장과 상시근로자 수가 1명 미만인 사업장까지 산재보험 적용 대상이 확대됨에 따라 이전 같으면 산재 통계에 잡히지 않았을 사망 노동자 10명이 통계 안으로 들어온 영향을 꼽았다. 또, 사고사망자 통계 산출 시점이 유족급여 지급일을 기준으로 하는 탓에 2017년에 숨진 이들 가운데 2018년에 급여를 받아 통계에 잡힌 경우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결과적으로 2017년에 사고로 숨진 노동자만 꼽으면 639명으로, 2017년(647명)에 비하면 8명 줄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전반적인 추세를 볼 땐 문재인 문 대통령 임기 안에 산재사고 사망자수를 50%로 줄이겠다는 문 대통령과 정부·여당의 약속이 지켜지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017년 사고로 숨진 노동자 964명을 2022년까지 절반인 482명 수준으로 줄이기 위해선 매년 100명씩 줄여야 한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이날 논평을 내어 “(정부가 4월22일 입법예고한 시행령 등에서) 위험작업 도급승인 대상에서 구의역 김군, 태안화력 김용균 노동자의 작업은 제외되고 조선업도 빠졌다”며 “후퇴한 산안법 하위법령으로는 사망사고 절반 감축이 불가능하다”고 비판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월 신년사에서도 “안전문제를 국가적 과제로 삼겠다”며 “2022년까지 산재 사망자수를 절반으로 줄이겠다”고 약속했다.
전종휘 기자 symbio@hani.co.kr
* 출처 : 한겨레 2019. 5. 2
* 해당원문 : http://www.hani.co.kr/arti/society/labor/892362.html
